다이얼링은 반복이다.
하지만 기억은 흐려진다.
바리스타로 일하면서 매일 추출을 반복했다. 어떤 원두는 17.5g에서 완벽했고, 어떤 건 19g이어야 했다. 온도가 1도만 달라져도 맛이 달라졌다.
기억이 안 났다."
원두가 바뀌던 날, 오픈이 20분 늦었다. 전날 세팅이 기억나지 않아 손님이 기다리는 동안 처음부터 다시 추출했다. 완벽한 세팅을 찾아도 기록하지 않으면 매번 처음이 된다.
카페를 그만둔 지금도 마찬가지다. 핸드드립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, 어제는 맛있었고 오늘은 아니다. 도징이 달랐던 걸까, 물 온도였을까, 추출 시간이 문제였을까 — 알 수가 없다. 기록을 안 해뒀으니까.
완벽한 커피를 한 번 내렸다면, 다시 내릴 수 있어야 한다. 이 숫자들을 저장해두면 다음 번에 재현할 수 있다. 원두가 바뀌어도, 날씨가 달라져도, 어제 어떤 세팅이 성공했는지 바로 꺼낼 수 있다.